Masterpiece (3) 썸네일형 리스트형 프란시스 하 (Frances Ha, 2012) / 그녀가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1년 전 봤던 영화. 당시의 기억 속에는 왜인지 '루저 여자'의 이야기로 각인되었던 영화. 한두 달 전부터 이 영화가 생각났고, 보고 싶었다. '루저 이야기'가 궁금했다. 왠 걸. 작년의 내가 써둔 리뷰를 찾아보니, 단 세줄이 써 있었다. "흑백이 잘 어울리는 영화. 프란시스가 짜증 났다. 너 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그러나 1년이 지나 이 영화를 보니 '루저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멋진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알겠다. 영화의 결말은 마치 처음 보는 장면처럼 강렬하고 새로웠다. 그녀는 맨 발로 세상을 누볐다. 마음껏 솔직했고, 마음껏 구질구질했고, 마음껏 미움받았다. 맨발이 꽤나 따끔따금했을텐데. 시간이 한참 흘러, 미래가 캄캄한 수습단원에서 시작해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서야 돌아보니 보이는 .. 플란다스의 개 (A Higher Animal,2000) / 말을 거는 영화 보다보면 이 영화가 기생충의 프리퀄 버전인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능수능란하게 정돈되지 않은 그의 위트 사이로 보여지는 익숙한 오브제들. 원형의 빨래걸이, 지하공간, 방역 가스 등등... 무엇보다 사회 구조가 인물들을 억누르고 있고, 그 사이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의 폭발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기생충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봉준호의 영화를 보고 영화감독을 꿈꾸게 됐지만, 그의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다. 내 입맛에 맞지는 않지만 그의 영화는 편식을 불가케 하는 매력이 있다. 독고다이로 혼자 살 것이 아니라면,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면 한번 쯤은 문제의 본질을 마주치고 살아야한다는 그의 메시지가 모든 씬에 녹아져 있다. 봉준호는 문제 '현상'과 그 '기저'를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결혼이야기 (marriage story, 2019) /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 감독의 시선 덕분에 두 인물 모두를 사랑할 수 있었다. 내가 영화를 왜 사랑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런 영화들을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만큼은 명확하다. 흐릿했던 나를 분명하게 만들어준 노아 바움백에게 감사를. 사랑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지극히 사적인 이들의 관계에서 보편의 감정, 보편의 결혼 이야기를 뽑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잘 알기에 이 영화가 더욱 대단해 보인다. 신발끈을 묶어주는 엔딩장면, 함께 대문을 닫는 장면, 칼에 팔이 베여 피가 철철 흐르는 엉망진창의 장면, 변호사 노라의 분노, 서로의 장점 노트를 발견한 찰리의 표정. 가장 좋은 장면이 수없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노아 바움백이라면 뛸 뜻이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