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로 영화들의 웰메이드(Well-made)와 관련된 평가는 관객이 영화 속 주인공의 경험과 감정에 (당장 혹은 나중에라도) 공감할 수 있는 정도와 비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에 공감하지 못한 관객은 '이 영화 유치한데?'라고 평가하거나 '영화를 보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어' 하고 어떤 감흥도 느끼지 못하는 반면, 영화 속 인물들과 유사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는 관객에게는 마치 나의 이야기를 써둔 것 같은. 소위 "인생영화"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는 멜로 영화의 한계이자, 동시에 멜로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다. 관객이 현실에서 체험한 경험과 감정에 따라 즉각적으로 영화라는 가상의 세계에 대한 느낌이 바뀐다는 것. 멜로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 가령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알겠다..."와 같은 후기처럼. 영화는 끝나는 동시에 또다시 이어진다. '10년 후의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혹은 '지금 내가 하는 사랑의 결말도 이 영화의 결말과 같을까?' 하는 생각으로.
<봄날은 간다>는 사랑 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변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사랑은 변하고, 평생 갈 것만 같은 상처도 희미해지고, 활활 타오르던 질투도 언젠가는 식기 마련이다. 절대적인 것은 시간이지 마음이 아니란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자꾸 절대적인 사랑을 약속한다. 그리고 변하는 마음들은 언제나 생채기를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